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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택 코치 "삼성전자 적응 완료…행동으로 보여주겠다"

이스트로에서 화승으로, 삼성전자에 오기까지 오상택 코치의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운이 좋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마음을 다해 지도했던 두 팀이 해체돼 너무나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던 선수들과 헤어지며 받은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스트로에서 코치직을 수행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e스포츠를 떠나 있었던 오 코치는 잠시 스타크래프트2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다시는 코치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오 코치의 마음을 돌린 것은 화승 한상용 감독이었다. 이스트로에서 코치 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던 오 코치는 믿을 수 있는 한 감독과 함께라면 적어도 상처를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다시 e스포츠로 돌아왔다.

선수들과 정도 들고 한상용 감독과 힘든 팀을 이끌어 가는 재미를 붙일 무렵 청천병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팀이 해체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오 코치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도 운이 없을까 스스로 자책도 많이 했다. 이제 정말 e스포츠를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화승에서 몸은 힘들었지만 선수들과 정말 열심히 뛰었거든요. 다들 후회가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그렇게 나오고 정든 선수들을 다른 곳으로 뿔뿔이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삼성전자가 오상택 코치에게 코치직을 제안했을 때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두 번의 상처 때문이었다. 더 이상 함께 한 선수들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았고 노력한 것에 대한 결과가 상처뿐인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오 코치는 e스포츠를 떠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가 청춘을 바쳤던 e스포츠를 떠나기에는 오 코치의 마음속에 e스포츠는 너무나 큰 존재였던 것이다. 삼성전자의 코치직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뒤 오 코치는 굳건한 다짐 하나를 했다.

"사실 오늘 인터뷰도 거절하려 했어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열심히 하겠다는 이야기, 팀을 우승시키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 등은 모두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저를 다시 불러준 삼성전자에 보답하는 길임을 깨달았습니다."

오상택 코치는 삼성전자 선수 소속이 될뻔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연이 깊었다. 김가을 감독이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연습생 선발 대회를 했었고 거기서 오상택 코치가 2위를 한 적이 있다. 당시 1위는 장육, 2위는 오상택 코치, 그리고 4위는 임재덕이었다고 한다.

"나중에 알았는데 삼성전자는 이미 저그 카드가 넘쳐서 테란이나 프로토스가 필요했는데 상위권을 모두 저그가 차지해 김가을 감독님이 당황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상금만 받았었죠. 그때 삼성전자 선수가 됐다면 지금 제 인생은 달라져 있었을까요?"

오상택 코치는 아마추어 시절 송병구와 대회에서 만난 적도 있다. 또한 오상택 코치에게 저그를 가르쳐 준 것은 삼성전자 소속 선수였던 김근백이었다. 그동안 오 코치는 삼성선자 선수들과 다양한 인연을 맺고 있었던 것이다.

"숙소에 합류한 지 일주일 됐는데 선수들과 벌써 친해졌습니다(웃음). 예전에 제가 직접 뽑았던 (유)병준이도 있고요. 이질감이 전혀 없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화승 때처럼 선수들과 재미있는 추억 많이 쌓고 싶어요."

오 코치는 요즘 화승 선수들이 "형"이라 부르며 문자나 전화 올 때가 가장 신기하다고 전했다. 특히 살가운 성격은 아니었던 이제동도 "형"이라 부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화승 선수들이 어디에 가서건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항상 마음 속에 있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화승 선수들이 웃으면서 행복한 모습 꼭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삼성전자 코치이니 화승 선수들이 다시 저를 코치님이라 불러야 할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웃음). 계속 형이라 불러도 괜찮습니다(웃음)."

오상택 코치는 현재 마음을 비운 상태다. 처음으로 코치일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뭐든 배우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 삼성전자에 맞는 코치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나중에 결과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처음 시작한다는 겸손한 마음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그것이 제 사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각오를 밝히기 보다는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나중에 나온 결과로 보여드릴게요.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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