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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수의 메딕데이트] 박대호 "연봉 1억 받고 싶어"

[서지수의 메딕데이트] 박대호 "연봉 1억 받고 싶어"
안녕하세요. STX 소울 프로게이머 서지수입니다.

요즘 대세 박대호 선수를 만난 지난 메딕데이트에 보내주신 관심 감사 드립니다. 인사도 나눠 보지 못했던 선수였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점점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모(?) 뻘 되는 선배와 인터뷰가 무척 힘들었을 텐데 성실하게 답변해 준 박대호 선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지난 인터뷰에서는 박대호가 왜 그렇게 공격적인 성향을 갖게 된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급한 성격과 임요환, 변형태 등 영감을 받은 선수들이 워낙 다 공격적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경기 스타일이 공격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는데요. 박대호 본인도 자신이 왜 공격적인지 잘 모르다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하더군요. 팬들도 박대호의 공격성이 어디서 유래됐는지 알 수 있었던 유익한 인터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엄청난 공격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박대호에 대해 알려진 바가 사실 많지 않습니다. 그동안 박대호가 크게 주목 받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박대호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인간 박대호는 과연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선수로서는 날카롭고 공격적인 박대호.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죠.

◆박대호와 연관 검색어

서지수=인터뷰 전 박대호라는 선수에 대해 알아보려고 포털에 박대호를 쳐보니 연관 검색어로 정말 다양한 것들이 나오더라고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광견테란'이라는 것이었는데 깜짝 놀랐거든요. 물론 경기 스타일이 워낙 독특하다 보니 그런 별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프로게이머가 가질 변명으로서는 그다지 좋지 못한 기분이 들 것 같아요.

박대호=사실 처음에는 '광견테란'의 뜻을 잘 몰랐어요. 저 역시도 검색을 통해 알았죠(웃음). '광견'이라는 뜻이 '미친개'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난 뒤 기분이 모했습니다. 아주 기분이 좋은 별명은 아니죠(웃음). 하지만 솔직히 팬들이나 관계자 분들의 고충이 이해가 되요. 웬만한 별명들은 이제 모두 소진됐잖아요.

'무결점의 총사령관'이나 '최종병기', '올마이티' 등 좋은 별명은 이미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가져간 상태고 그나마 저의 공격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폭풍, 태풍, 소닉 등의 닉네임도 이미 다른 프로게이머들의 별명이 됐죠. 저에게 붙일 반한 별명이 없더라고요. 팬들도 얼마나 머리가 아프겠어요.

사실 '광견테란'은 제가 생각해도 참 재미있는 별명이에요. 우리 팀 임태규 선수는 '수컷토스'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말 다했죠(웃음). 이제동 선수도 얼마 전 '이제동맥경화'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고요. 요즘은 대세가 재미있는 별명인 것 같아요. 그 대세에 저도 따라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니 '광견테란'도 그다지 나쁜 별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지수='뚫어요, 뚫어'는 왜 연관 검색어에 뜬 것인지 궁금하네요.

박대호=요즘 프로리그에서는 한 선수가 등장할 때마다 음악이 바뀌거든요. 온게임넷에서 선수들에게 직접 자신이 등장할 때 나오는 음악을 받는데 같은 팀 (주)영달이형이 '너의 공격성을 잘 드러낼만한 주제곡을 찾아보겠다'고 이야기 했어요. 평소 (주)영달이형이 음악에 조예가 깊어서 믿고 맡겼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박수를 치며 '정말 최고의 음악을 찾아 냈다'고 하더라고요.

음악을 들려주자 마자 동료들이 뒤집어졌죠(웃음). 제목이 '뚫어요, 뚫어'였거든요. 만날 저와 연습하는 동료들이 “또 뚫어버리는 구나”라며 소리를 지르곤 하거든요(웃음). 저와 너무나 잘 맞는 음악이었죠.

게다가 경기 전 그 음악이 흘러 나오면 팬들이 얼마나 재미있겠어요. 그 에너지를 받아 경기를 하게 되면 더 잘 풀릴 것 같더라고요. 음악 효과 덕인지 저는 상대 선수들의 모든 수비선을 뚫어버리고 승리할 수 있었죠.

서지수=그런 사연이 있는지 몰랐네요. 처음에는 공격적이다 보니 그냥 붙은 별명인 줄 알았는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네요. '벌집테란'도 재미있는 별명인 것 같은데요?

박대호=처음에는 '왜 '벌집테란'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벌집은 촘촘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해설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건드리면 죽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설명을 들어보니 귀에 쏙쏙 들어와 마음에 들었어요. 벌집 건드리면 큰일나잖아요(웃음). 선수들에게 '건드리면 안 되는 선수'라고 이미지가 형성되면 저한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지수=연관 검색에서 이영호가 있는 것도 신기하네요.

박대호=지금은 이영호 선수의 전승기록이 깨졌지만 그 당시에는 이영호 선수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전승을 할 것만 같은 기세를 뿜어냈거든요. 이영호를 이길 가능성이 있는 선수 중 하나로 제가 꼽힌 적이 있어요. 예측이 불가능한 플레이를 자주 펼치다 보니 이영호 선수가 당황할 가능성이 높잖아요. 팬들이나 전문가들이 '박대호라면 이영호를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많이 했더라고요.

[서지수의 메딕데이트] 박대호 "연봉 1억 받고 싶어"


사실 저도 정말 해보고 싶던 일이에요. 2라운드 마지막 경기와 3라운드 첫 경기가 KT전이었고 두 경기를 모두 이기면 우리 팀이 1위에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때 이영호와 붙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죠. 만약 그 경기에서 이영호를 이긴다면 팀도 1위로 올라서고 저도 더 자신감이 붙을 것 같았어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는데 맞붙게 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지금도 그 아쉬움이 커요.

◆박대호의 성장원동력 '삼성전자'

서지수=박대호도 지난 시즌 초반에는 연승을 기록하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후 성적이 크게 나쁘지 않았는데도 같은 팀 동료인 김기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기도 했잖아요. 그때는 조금 속상했을 것 같아요.

박대호=그 당시 (김)기현이가 워낙 강한 상대들을 꺾었잖아요. 정명훈, 이영호를 꺾었고 개인리그에서는 8강에서 이제동을 상대하기도 했죠. 반면 저는 초반에 잘하다가 하락세를 타고 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담담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래도 당연히 아쉽고 힘들었죠.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차버린 것 같아서 스스로 답답했습니다. (김)기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었는데'라고 생각이 드니 속상하더라고요. 그때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그 당시 신인왕으로 (김)기현이와 SK텔레콤 정윤종 선수가 각축을 벌이고 있었는데 만약 제가 전 시즌에서 3경기 이하로 출전했다면 같이 신인왕 경쟁을 할 수 있었거든요. 게다가 셋 중 다승이나 승률 모두 제일 좋았고요. 그런데 전 시즌에 한 경기 초과된 4경기에 나갔어요. 신인왕을 탈 기회를 놓친 것이죠. 그 점은 지금도 아쉬워요.

서지수=그래도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잖아요. 요즘은 오히려 박대호가 더 관심 받고 있어서 지난 시즌과 상황이 역전됐는데 어떤가요?

박대호=지금은 오히려 (김)기현이가 부러워해요. 그래도 연습실에서는 (김)기현이의 실력이 변함없거든요. 언젠가는 또 상황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음 시즌에는 삼성전자의 원투펀치 테란으로 둘 다 많은 관심 받았으면 좋겠어요.

서지수=김가을 감독님이 선수들 사이에서는 호랑이 감독님으로 유명하거든요. 혹시 준비한대로 경기를 하지 않는다거나 공격 위주의 플레이만 해서 혼나는 경우는 없는지 궁금해요. 들어보니 KT 김대엽 선수와 경기에서 원래 바카닉을 준비하지 않았다가 매너파일런 등 초반 견제를 받다 욱해서 전략을 변경했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팀에서는 그런 경우 이겼다 하더라도 혼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박대호=저는 단 한번도 혼난 적이 없어요, 대신 역전패를 당하고 나면 최우범 코치님께 혼이 많이 나죠. 감독님은 저희가 선택한 전략이나 판단을 믿어주시거든요.

원래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이겼어도 내려놨을 때 감독님의 표정이 좋지 않을 때가 있어요. 다행히도 KT 김대엽 선수와 경기에서는 감독님께서 웃으시더라고요. 삼성전자가 좋은 것이 코칭스태프가 전략을 정한 뒤 이것을 무조건 쓰라고 강요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많은 부분을 맡겨 주세요. 대신 스스로 선택한 전략이나 빌드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가 지고요.

저처럼 독특한 플레이를 좋아하는 선수는 누군가가 플레이에 제제를 가하면 오히려 퇴보하기 마련인데 그런 의미에서 제가 삼성전자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기현이가 같은 팀에 있는 것도 그렇고 삼성전자는 저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대호의 이상형은

서지수=오늘은 특이하게 걸그룹 가운데 박대호 선수의 이상형을 꼽아볼게요. 소녀시대와 시크릿, 카라와 티아라 중 각 그룹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멤버 한 명씩만 꼽아주세요.

박대호=제가 직접 후보를 정하는 것이니 좋네요(웃음). 소녀시대에서는 태연을 꼽고 싶습니다. 시크릿에서는 송지은, 카라에서는 구하라, 티아라에서는 은정이 좋아요. 이렇게 꼽고 나니 별로 공통점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일관성 없는 남자 같기도 하고(웃음).



서지수=제가 봐도 그러네요(웃음). 그러면 태연과 송지은 중에는 누가 더 좋나요?

박대호=태연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노래 목소리만 듣고 정말 좋다고 생각했는데 외모를 보니 더 마음에 들더라고요.

서지수=은정과 구하라 중에서는요?

박대호=은정이요. 사실 딱히 좋아하는 스타일이 없거든요. 굳이 둘 중 고르라면 구하라 보다는 은정이 좋습니다.

서지수=벌써 결승전이네요. 태연과 은정 중에는 누가 좋나요?

박대호=사실 무척 어려운 질문이에요(웃음). 제가 감히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것도 그렇고(웃음). 태연씨가 좀더 제 이상형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키가 큰 사람보다는 작은 사람이 좋거든요. 딱히 이상형이 있다기 보다는 만났을 때 느낌이 통하는 사람이 좋아요. 사실 이전 기사를 보면서 이상형 월드컵을 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좀 됐어요. 그리고 형들이 그러더라고요. 원래 이상형과 반대의 사람을 만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딱히 이상형을 만들지 않으려고요.

◆박대호의 꿈은?

서지수=현재 e스포츠는 새로운 스타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동안 '택뱅리쌍'의 아성을 무너트리는 선수는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잖아요. 또 다른 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꼽히고 있는데 그럴 자신이 있나요?

박대호='택뱅리쌍'은 아직까지는 내가 무언가를 생각하기에 너무나 높은 곳에 있는 선수들이에요. 개인리그에서 우승 한번 해보지 못한 선수가 감히 '택뱅리쌍'을 운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을 뛰어넘을 자신이 있냐고 물어보는 질문은 어떻게 보면 저에게는 잔인한 질문이에요.

그들을 뛰어넘겠다는 말 보다는 저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계속 지켜낼 수 있도록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들려 드리는 것이 지금 제가 있는 위치에서 드릴 수 있는 최선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많은 것들을 이뤄내고 난 뒤 그들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서지수=마지막으로 박대호의 꿈에 대해 말해주세요.

박대호=아직 프로게이머로서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팀에서 에이스로 인정받는 수준까지 올라가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겠죠? 객관적인 지표로 본다면 각 팀 에이스들이 모두 연봉 1억은 받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제 연봉이 1억이 된다면 그때는 에이스로 인정 받는다는 것 아니겠어요?

서지수=지금의 꿈은 연봉 1억이라는 이야기네요.

박대호=지난 메딕데이트를 읽어보니 다들 인생의 꿈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아직까지 인생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잖아요. 아직은 혈기왕성한 청년인데 꿈을 정해 그것에 저를 맞추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일단 앞에 놓인 꿈을 이룬 뒤 더 많은 꿈을 꾸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꿈 꾸는 청년이고 싶습니다.



서지수=오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처음 보는 선수라 어색할 것 같아 긴장을 많이 했는데 자연스럽게 대해줘 고마워요. 앞으로도 더 멋진 선수가 되기를 바랄게요.

박대호=처음에 (서)지수누나가 직접 찾아와 인터뷰 한다고 했을 때 기대를 많이 했거든요. 개인적으로 누나가 있다 보니 누나들이 편한데 그 덕분에 즐겁게 인터뷰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누나도 자주 경기장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데일리e스포츠 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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