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이적료가 답이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6022316090833929_20160223170537dgame_1.jpg&nmt=27)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 한류문화의 주역, 대한민국 e스포츠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방청하던 SK텔레콤 T1 프로게임단 사무국 송종호 부장의 말이다.
토론회 마지막 부분에 패널이 아닌 사람들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송 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마이크를 잡았다. 송 부장은 두 개의 고민이 있다고 밝혔고 그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은 후원사가 기대보다 적다는 현실이었다.
세계 1위를 차지한 프로게임단에 후원하는 기업이 적다는 문제 제기와 재계약 시점이 이상한 것 같다는 답은 일맥상통한다. 팀을 세계 1위로 올려 놓은 선수들의 연봉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고 러브콜도 잇따른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식스맨이었던 미드 라이너 이지훈과 주전으로 뛰었던 톱 라이너 장경환을 중국 팀으로 보내야 했다. 같은 팀에서 1년 더 뛰도록 붙잡으려 했지만 연봉을 맞추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구성원들의 연봉 계약 시점이 2016년 4월이었다면 어땠을까.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 멤버가 그대로 살아 있는 SK텔레콤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을 것이고 많은 기업들이 후원을 했을 수도 있다. 메인 후원사는 SK텔레콤이지만 다른 업체들에서 마케팅을 위해 자금을 쏟아 부었을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모든 것은 재계약 시점 때문이 된다.
하지만 재계약 시점은 중차대한 문제는 아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한 시즌이 월드 챔피언십이 끝나면서 마무리되고 스프링 시즌에 돌입하기 전까지인 1월초까지는 리빌딩 기간으로 짜여져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그 시점에 재계약을 추진한다. 만약 SK텔레콤이 선수들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즉 롤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고 믿었고 1~2년 더 그 스쿼드를 유지하고 싶었다면 다년 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어찌됐든 SK텔레콤은 2016 시즌을 위한 재계약 과정에서 이지훈과 장경환을 놓쳤다. 두 선수는 높은 연봉을 받고 중국 팀으로 이적했고 SK텔레콤은 '듀크' 이호성을 받아들이면서 2016 시즌에 임하고 있다.
중요한 포인트는 좋은 선수를 중국에 '그냥' 내줬다는 점이다. 이지훈과 장경환이 비시 게이밍, LGD 게이밍으로 이적하면서 SK텔레콤은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뒤에 팀을 옮겼기 때문에 이적료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e스포츠는 아직 게임단의 수익 모델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기업들의 후원금, 대회 우승 상금, 스트리밍 수입, 서브 스폰서들의 물품 지원 등이 전부다. 야구나 축구, 농구 등 프로 스포츠로 역사가 오래된 곳이 글로벌 중계권 수입, 관중 수입, 상품 라이센스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렇기에 한국 게임단들이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은 이적료다. 이적료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다년 계약이 맺어져 있어야 한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팀을 옮기는 것은 이적료가 생길 여지가 없다.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은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별로 없다. 한국에서 뛰다가 중국으로 영입된 선수들 중에 일부만 다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e스포츠 분야가 이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고속 성장이라 할 수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토론회의 기조 연설에서 전병헌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자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이 한 말처럼 "한국이 글로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인 e스포츠 업계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