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시즌을 예상하면서 모든 사람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누가 뭐라 해도 1위는 SK텔레콤 T1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모두 같았다. 2015년 롤챔스 스프링과 서머를 모두 제패했고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해서도 15승1패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우승한 SK텔레콤은 재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마린' 장경환, '이지훈' 이지훈이 팀을 떠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 챔피언십에서 활약한 4명이 굳건히 자리를 지켰기 때문에 모두가 또 다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여겼다.

스프링 시즌이 돌입했을 때 SK텔레콤은 충격의 첫 패배를 진에어 그린윙스에게 당했다. 개막전이었던 CJ 엔투스와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뒤 진에어를 상대한 SK텔레콤은 1세트에 미드 라이너로 '스카우트' 이예찬, 정글러로 '블랭크' 강선구를 내놓으면서 2016 시즌을 오래 내다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결과는 패배로 돌아왔다.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의 루시안이 슈퍼 플레이를 펼치는 듯했지만 결국 성장 차이가 발생하며 1세트를 내준 SK텔레콤은 2세트에서 '페이커' 이상혁, '벵기' 배성웅을 출전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첫 패배를 당했다.

이후 삼성 갤럭시를 만나 승리한 SK텔레콤은 전승을 달리던 락스 타이거즈에게 1대2로 패하면서 5할 승률에 수렴했다. 하위권 팀들과 이동통신사 라이벌인 KT 롤스터까지 잡으면서 3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으로 복귀하는 듯했던 SK텔레콤은 1라운드 6주차에서 롱주 게이밍에게 0대2로 완패를 당했고 아프리카 프릭스에게도 1대2로 무너지면서 5승4패로 6위에 랭크되면서 1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에서 SK텔레콤은 두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가장 큰 문제는 식스맨으로 기용한 선수들이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예찬이 한 번, 강선구가 세 번 출전 기회를 얻었고 그 중에 성공한 사례는 한 세트 뿐이다. 약체라고 여겨졌던 진에어와의 대결에서 함께 출전했다가 무너지면서 이예찬은 출전 기회를 완전히 잃었고 강선구가 그나마 배성웅을 대신해서 나섰지만 KDA가 1.3에 그칠 정도로 활약은 미미했다.

두 번째는 변화된 메타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2016 시즌 들어 가장 눈에 띄는 포지션은 정글러다. 그레이브즈, 니달리, 킨드레드 등 공격적인 정글러 들이 맹위를 떨치면서 카운터 정글이나 라인 개입을 통해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이 대세인 상황에서 SK텔레콤은 배성웅과 강선구가 이를 해내지 못했다.

배성웅의 성적은 외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다. 총 성적은 11승6패이며 챔피언별로는 엘리스 5승, 렉사이 3승1패, 그레이브즈 2승1패, 리 신 1승, 럼블 1패, 이블린 1패, 우디르 2패를 각각 기록했다. 고전적인 정글러 챔피언인 엘리스와 렉사이로는 엄청난 성적을 거뒀지만 대세로 부상한 니달리, 킨드레드는 한 번도 플레이한 적이 없으며 그레이브즈는 2승1패로 나쁘지 않았다. 롱주 게이밍과의 대결에서 우디르를 두 번이나 고르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도 했지만 실패하면서 결국 변화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정글러 포지션에서 정체 현상이 발생하면서 SK텔레콤은 개인 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지만 팀 성적이 하락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말았다.

5승4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SK텔레콤이 2라운드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라이너들의 안정감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성웅이 새로운 정글러 트렌드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라이너들이 한층 우월한 플레이로 부담을 덜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2015년 스프링 시즌에 SK텔레콤은 1라운드를 4승3패로 마쳤고 2라운드에서 7전 전승을 기록하면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2016년 출발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 정도로 좋지 않지만 2라운드에서 대반전을 이뤄내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